통일세에 관한 짧은 단상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487839.html
ⓒ한겨레 신문사


※최근 통일세에 대한 진보계열의 시각을 보여주는 그림

1. Intoduction
현재 이글루스에서는 슬럿워크에 대한 논쟁이 뜨겁지만, 개인적으로는 통일세 도입에 대한 발표에 더 관심이 갑니다.

작년 이맘 때 즈음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통일세에 대해서, 본격적인 도입을 위해 논의가 시작된 것이죠.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통일세라는 개념 자체는 환영합니다. 미래 언제가 될지, 또 그 형식이 평화통일이 될지 흡수통일이 될지 모르지만 통일에 필요한 재원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하다는 점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비를 위해 재원을 확보하고 저축하여 대비하자는 큰 개념에는 크게 동의하는 바입니다.

물론 통일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쉽게 답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며, 이에 대한 논의는 별도로 할 필요가 있겠으나,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2. Discussion
이상적 시나리오 - 1국가 2체제(햇볕정책)

통일세는 통일이 급격하고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통일이 반드시 급격한 합병과 그에 따른 어마어마한 재원의 짧은 기간에 투입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어낸 6.15 공동 성명에서 살펴 보듯이 현 2국가 2체제에서 1국가 2체제 단계의 느슨한 연방체제를 거친 최종적 1국가 1체제 통일 단계로 단계적 전진이 가능하다면, 굳이 통일세라는 급격한 재원 소요에 대비한 저축을 하지 않고, 오히려 민간투자의 활성화 및 단계적 북한 기반시설의 확충을 통해 통일의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일 것입니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거대한 정치 실험인 햇볕정책의 실패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결국 이는 남북한 사이의 신뢰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지난 10년간의 북한에 대한 투자는 통일의 충격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기간 시설의 확충 및 경제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지, 북한의 핵무장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였으나, 돌아온 것은 북한의 핵개발 발표였죠.

그런 의미에서 햇볕정책은 북한은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줬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실험이였습니다만, 북한의 완전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패한 실험이였습니다.


차선책의 필요성 - 통일세
햇볕정책의 실패는 (북한이 협조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단계적 평화통일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점을 일깨워 주었으며, 따라서 통일이 되려면 다른 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방식이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될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으나 급격한 변혁을 유발할 것이라는 것은 명백합니다.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 정권의 급격한 붕괴와 이에 따른 북한 난민의 대량 유입이며 이는 북한 뿐만 아니라 남한 사회에 대해서도 엄청난 혼란을 유발할 것입니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중국군의 북한 진주 역시 가능한 시나리오가 될 것이며, 이 경우 우리는 영원히 통일의 기회를 잃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북한 정권의 몰락이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현 북한 정권의 몰락 없는 통일이 이루어 지기 위해서는 현 북한 수뇌부가 친 남한적 성향으로 변화되어야 하나, 이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니까요.

이러한 상황을 생각할 때 우리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군사적으로는 작전계획 5029와 같은 계획이 될 것이며, 경제적으로는 통일세와 같은 일종의 저축이 될 것입니다.


통일세의 다른 효과
사실 저는 통일세 자체의 필요성에도 공감하지만 그 외에도 sonnet님의 주장과 같이, 남한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준비자세를 점검하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http://sonnet.egloos.com/4450819)
즉, "통일 이전에 사람들이 대의명분을 내걸고 무슨 소리를 해왔건 간에, 통일이 닥쳤을 때 실제로 얼마까지 대가를 치를 용의가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확인해 볼 최선의 정책이다."라는 것이죠.

물론 통일세를 걷게 된다면, 실제로 통일이 닥쳤을 때의 급격한 지불 대가에 비하면, 그 액수는 비교적 적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통일 비용에 대해 저항감을 나타낼 것입니다. 따라서 통일부는 이러한 사람들의 자세를 살펴보고 경우에 따라 유연하게 통일 정책 기조를 변경해야 할 것입니다.


반대와 협의점의 도출
처음 그림에서 살펴보듯이 현재 통일세에 대한 반응은 (최소한 진보게열측에 있어서는) '부정적'입니다.
이러한 부정적 반응이 기본적으로는 '힘들다'일 것입니다. 즉, 힘든 서민 경제에 부담주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죠.
그러나 이는 행정적인 방식을 통해 얼마든지 저항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얄팍한 머리에서 나오는 생각만 본다면, 간접세가 아닌 직접세를 누진세율로 적용하여 서민들에 대한 부담 완화와 같은 것 말이죠.

또한 현 정권의 대북 기조에 대한 불만 역시 통일세 도입에 문제가 될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긴장완화 노력은 없이 북한 붕괴만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이는 부분적으로 사실이지만, 설사 북한의 붕괴가 아니라도 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재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정부와 진보세력간의 많은 토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보지만요...-ㅅ-]

또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정부에 대한 불신 역시 한몫할 것입니다. 특히 현 정부의 통일세의 오용을 많이 걱정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이는 실제로는 현 정권에서는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는 통일세를 걷기 위한 행정적 진행 이후 이를 걷게 될 즈음이면 이명박 정권의 임기가 끝나 있을 테니까요. 거기다 이 역시 sonnet님께서 지적하셨듯이

"게다가 통일세는 걷어서 통일 기금을 비축하는데만 쓰일 뿐, 통일세로 걷어들인 돈을 쓰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그 성향상 이 돈을 꺼내 쓰지 못하게 안전장치를 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이명박 정부와 그 지지자들이 '대북퍼주기'를 꺼리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통일세로 조성된 기금이 현재의 남북협력기금처럼 사용될 수 있으면, 한나라당이 이후 정권을 잃었을 때 '대북퍼주기'를 저지하기 어려워질 염려가 있다. 따라서 이들은 '통일 이후'라는 조건을 엄격히 설정함으로서, 김정일 정권 통치 하의 북한에 철도나 도로를 놓아준다든가 하는 일에 이 돈을 쓸 수 없도록 장벽을 설치하려 들 것이다."

라는 이유로 통일세의 무분별한 사용은 비교적 걱정을 적게 해도 될 것입니다.


3. Conclusion
미래에 실제로 대한민국의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당연히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통일세는 이러한 미래에 대비하는 좋은 저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실질적 경제적 부담 정도를 알 수 있게 해주며, 동시에 기회비용의 허용한계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통일세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여론 수렴을 통해 실질적인 통일에 대한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며, 동시에 이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해야 할 것입니다.

ps. 저의 쓰레기 같은 글 보다 sonnet님의 글 (http://sonnet.egloos.com/4450819)을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ㅅ'

ps2. 으악 글이 안써져! 머리가 굳었나봐!!!
ps3. 본인은 진보입니다.'ㅅ' 솔직히 이명박 정권이 충분한 여론수렴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적어서 불안하긴 합니다.
[추가]ps4. 오해 있을까 말하자면 전 진보이지만 국방 외교에 관해서는 철저한 우파입니다. 국방과 외교는 기본적으로 힘의 논리에 따라 좌우되는 곳입니다.
by 세실 | 2011/07/20 11:32 | 헛소리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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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Nara at 2011/07/20 12:43
급한게 아니니 병신같은 이명박 정권에서 하는건 반대하고 다음 정권으로 공을 넘기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Commented by 세실 at 2011/07/20 13:26
물론 급한건 아니나 빨리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정권으로 넘기게 만들기 보다는 재원의 활용에 대한 투명성 확보를 위해 야당이 힘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만 현재 행태를 봐서는 그저 MB가 하는건 다 깽판 치려고 하는 거로만 보여서 불안합니다...
Commented by 소드피시 at 2011/07/20 13:58
실재 > 실제

통일에 대비한 기금 마련은 일종의 보험적 성격을 띠죠. 따라서 빠르게 시행할수록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은 명백합니다. 이번 정권이야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일지 모르지만 이 나라에서 계속 안정적으로 살고싶은 국민이라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여론만 불러일으키려는 야권을 여권과 정부보다 더 신용하기 어렵더군요. 주인장 말씀따라 할 건 하되 견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편이 더 믿음직할텐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세실 at 2011/07/20 14:20
어익후... 實在와 實際는 맨날 헷갈립니다...ㅠㅠㅠ

사실 통일세라는 개념이 이제서야 나왔다는 것이 약간 슬픕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통일세를 걷을 정도로 편차가 크지 않다고 인식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현재 야권의 행태를 보고 있으면... 허허허 그저 눈물만 납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하는 것 같아서 불안하기 그지 없습니다.
Commented at 2011/07/20 20:0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세실 at 2011/07/20 20:29
예전엔 이런 글도 많이 썼는데...한동안 안썼더니 머리가 굳었어...ㅠㅠㅠㅠㅠ
Commented by Karl at 2011/07/20 21:10
오용 염려는 좀 기우에 가까운게, 기금 형식으로 설치하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사항이지요.
Commented by 세실 at 2011/07/21 09:35
네 사실 여러방식이 있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단, 기금형식이라면 남북협력기금과의 차별성은 어떻게 둘 것인지, 연기금과 같은 낮은 수익률로 허덕이는 것은 아닌지 등등의 문제를 논의할 필요는 있겠군요.
Commented by BlueMoon at 2011/07/21 02:08
김대중, 노통때면 우익에게 열라게 까이겠죠. 이래저래 어느때든 좌익이든 우익이든(대한민국에 그런 개념이 있는지는 둘째치로) 이념도 없고, 신념도 없고 믿음도 없고.
Commented by 세실 at 2011/07/21 09:37
같은 짓을 해도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라면 조중동이 나팔을 불며 깠을 것입니다. 이건 정말 확실해요

물론 언론마다 자신의 색깔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한국 언론은...허허..ㅠㅠ

사실 지금 통일세에 대해서 야당이 까고 있는 짓을 정권이 바뀌어 여야가 반대로 되도 반대행동을 똑같이 따라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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